그녀의 꽃 시/이룻:이정님 꽃 그녀의 시/이룻:이정님 기찻길 옆에 그녀의 꽃밭이 있다 데이지만 가득 심어 놓은 그 꽃밭은 지나가는 길손의 가슴을 덥혀준다 숨겨진 사랑이라는 꽃말이 푸른 대궁위에 동그랗게 앉아 미소 한 접시 올려놓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 옛날 바다가 좋아 새하얀 모래톱 뒤져 흰 조개껍질.. 그룹명/영상시 2019.06.08
6월 1주 좋은시 고영 당신의 책 6월 1주 좋은시 고영 당신의 책 6월 1주 좋은시 당신의 책 고 영 책을 사랑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의 유일한 취미 당신이 외로운 건 책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책이 웃게 할 방법을 찾아 당신은 매일 골몰합니다 매일매일 책을 방문합니다 스스로 보호자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 .. 그룹명/영상시 2019.06.03
5월 4주 좋은시 이장희 봄철의 비다 5월 4주 좋은시 이장희 봄철의 비다 5월 4주 좋은시 봄철의 바다 이장희(李章熙, 1900 ~ 1929) 저기 고요히 멈춘 기선의 굴뚝에서 가늘은 연기가 흐른다 엷은 구름과 낮 겨운 햇빛은 자장가처럼 정다웁구나 실바람 물살 지우는 바다로 나직하게 VO ― 우는 기적소리가 들린다 바다를 향해 기울.. 그룹명/영상시 2019.05.27
하늘바라기 시/이룻 이정님 하늘바라기 시/이룻 이정님 팔순을 넘기고도 염치없이 살아남은 까닭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겨우 내 건 명분(名分)이 "이제는 詩를 그만 쓸 거야"라고 말한다 절필(絶筆)이라는 말로 품위 있게 고백은 했지만 실은 감성(感性이 메말라서다 하루가 다르게 깜박깜박 자주 잊어버리고 자주 .. 그룹명/영상시 2019.05.23
쉽게 쉽게 시/이룻 이정님 쉽게 쉽게 시/이룻 이정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위하여 당신과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의 틀에 갇혀 있는 건 아닐까요 지금도 내 뜻과 무관하게 물레는 돌아요 내 힘으로 멈추게 할 수 없는 물레가 쉬임없이 돌아요 나는 그 가.. 그룹명/영상시 2019.05.22
5월 3주 좋은시 박두진 아버지 5월 3주 좋은시 박두진 아버지 5월 3주 좋은시 박두진 아버지 아버지 박두진(兮山 朴斗鎭. 1916∼1998) 철죽꽃이 필 때면, 철죽꽃이 화안하게 피어 날 때면, 더욱 못견디게 아버지가 생각난다. 칠순이 넘으셔도 老松처럼 정정하여, 철죽꽃이 피는 철에 철죽꽃을 보시려, 아들을 앞세우고 관악.. 그룹명/영상시 2019.05.20
5월 2주 좋은시 한보경 덤 5월 2주 좋은시 한보경 덤 5월 2주 좋은시 덤, 덤 한보경 꽃 한 송이가 덤이라며 제 몸을 내준다 거짓말처럼, 꽃은 덤이 되지 못하고 꽃 한 송이가 덤이 되어주려면 그것이 덤이 된다 어쩌다 덤이 되어버린 그것의 한때가 덤이 아닌 주인공이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덤이 아닌 그것들.. 그룹명/영상시 2019.05.13
4월 4주 좋은시 이성부 시를 떠나서 4월 4주 좋은시 이성부 시를 떠나서 4월 4주 좋은시 詩를 떠나서 이성부(李盛夫, 1942~2012) 시를 떠나서 시가 사는 마을을 내려다본다. 구물구물 귀여운 벌레들 같다. 햇볕 속에서는 기어나와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못하고 깊은 어둠 속에서야 비로소 밤눈을 두리번거린다. 나도 우리 나라의 .. 그룹명/영상시 2019.04.29
귀향歸鄕 시/이룻:이정님 귀향歸鄕 시/이룻:이정님 그녀가 텅 빈 의자에 앉아 TV 속 가이드와 여행을 떠난다 오늘은 잉카의 머리 코토팍시(cotopaxi)로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성난 태양이 분노인 양 火山에 열을 토하고 회오리바람이 열풍에 말려 하늘로 인다 바람이 그녀도 휘감고 하늘로 숨는다 쿵! 가슴이 뛴다 얼.. 그룹명/영상시 2019.04.25
4월 3주 좋은시 괄호처럼 이장욱 4월 3주 좋은시 괄호처럼 이장욱 4월 3주 좋은시 괄호처럼 -이장욱(1968~) (무언가를 보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내가 거기서 너와 함께 살아온 것 같았다. 텅 빈 눈동자와 비슷하게 열고 닫고 창문 너머로 달아나는 너를 뒤쫓는 꿈 내 안에서 살해하고 깊이 묻는 꿈 그리고 누.. 그룹명/영상시 201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