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12월 3주 좋은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12월 3주 좋은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 그룹명/영상시 2019.12.09
12월 2주 좋은시 수저의 일 정현우 12월 2주 좋은시 수저의 일 정현우 수저의 일 정현우 밥알을 넘기다 수저를 삼켰습니다. 우리는 수저 없이 밥을 떠먹습니다. 손이 없어도 나는 수목의 가장 슬픈 잎을 흔들 수 있고 밥상에 달그락거리던 저녁을 훔칠 수 있고 모든 고백이 떠밀려오는 오후는 수저의 일. 아무 일 없이 마주 앉.. 그룹명/영상시 2019.12.02
나무와 양의 결혼식 11월4주 좋은시 11월4주 좋은시 나무와 양의 결혼식 송찬호 11월4주 좋은시 나무와 양의 결혼식 송찬호 나무와 양이 결혼했다 둘은 혼인 서약을 상기하기 위해 언덕에 창을 세우고 날카롭고 뾰족한 창 끝에 결혼 반지를 끼워 두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나무와 양은 깜짝 놀랐다 벌써 십년의 결혼 생활이 .. 그룹명/영상시 2019.11.18
11월 3주 좋은시 빨래를 개키는 여자 김승희 11월 3주 좋은시 빨래를 개키는 여자 김승희 11월 3주 좋은시 빨래를 개키는 여자 김승희 불길한 주황빛 노을이 날개를 접고 지상에 저녁이 내린다 텔레비전에서는 하루치의 나쁜 뉴스가 뜨거운 국처럼 끓어 넘치고 여자의 치마 아래엔 죽은 닭들의 시체, 방사능 묻은 시멘트 폐기물, 폐타.. 그룹명/영상시 2019.11.11
11월 2주 좋은시 홍신선 가족 11월 2주 좋은시 홍신선 가족 11월 2주 좋은시 가족 홍신선 이른 봄날 오후 보통리 저수지에 가서 보았다. 떡밥, 빈 라면컵, 찌그러진 콜라 깡통, 플라스틱 막걸리병, 그리고 겨우내 물 속에서 허리 이하가 녹은 낡은 갈대 새하얗디 새하얀 햇살에 눈 못 뜨고 섰는 멍한 갈대 하 나를. 아니다. .. 그룹명/영상시 2019.11.04
11월 1주 좋은시 정호승 아버지의 나이 11월 1주 좋은시 정호승 아버지의 나이 11월 1주 좋은시 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 그룹명/영상시 2019.10.28
10월 4주 좋은시 유홍준 사람을 쬐다 10월 4주 좋은시 유홍준 사람을 쬐다 10월 4주 좋은시 사람을 쬐다 유홍준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 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인기.. 그룹명/영상시 2019.10.21
10월 2주 좋은시 김춘수 능금 10월 2주 좋은시 김춘수 능금 10월 2주 좋은시 능금 김춘수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2 이미 .. 그룹명/영상시 2019.10.07
시인들이여, 보자기라도 쓰자 윤준경 10월 1주 좋은시 시인들이여, 보자기라도 쓰자 10월 1주 좋은시 시인들이여, 보자기라도 쓰자 윤준경 시인들이여 시를 읽을 때는 머리에 보자기라도 쓰자 빈손으로 나와 목소리 하나로 시를 읽는 것은 참 시시하다 시시한 시를 더욱 시시하게 지루한 시간을 더욱 지루하게 사람들을 시에서 .. 그룹명/영상시 201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