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주 좋은시 옛날의 그 집/ 박경리 4월 1주 좋은시 옛날의 그 집/ 박경리 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휭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꾹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 그룹명/영상시 2019.04.01
종 점 시/이룻:이정님 종 점 시/이룻:이정님 어둠과 밤이 손잡은 지점에 종점이 있다 이젠 내릴 준비 하게 재촉하지 말게나 내릴 곳은 모두 알고 있다네 키 큰 세월이 키 작은 시간에게 핀잔을 주는 사이 마중 온 꽃무덤이라 불리우는 별들이 손발이 얼어 동동거리고 당신과 내가 내려야 할 종점이 바로 앞산 산.. 그룹명/영상시 2019.03.30
3월 3주 좋은시 자화상 / 공광규 3월 3주 좋은시 자화상 / 공광규 3월 3주 좋은시 자화상 / 공광규 밥을 구하러 종각역에 내려서 청계천 건너 다동 빌딩숲을 왔다갔다 한 것이 이십 년이 넘었다 그러는 동안 내 얼굴도 도심의 흰 건물처럼 낡고 때가 끼었다 인사동 낙원동 밥집과 술집으로 광화문 찻집으로 이런 심심한 인.. 그룹명/영상시 2019.03.18
당신은 내 안의 우주 시/이룻:이정님 당신은 내 안의 우주 시/이룻:이정님 달이 떴습니다 내 누이의 예쁜 눈썹 모양으로 오늘 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통통하게 배가 차오르는 당신 모습이 아! 드디어 어둠이 깨지는 저 소리 보석으로 반짝이는 별빛 거느리고 드디어 당신이 쟁명한 滿月로 다가섭니다 뿌연 하늘은 걷히.. 그룹명/영상시 2019.03.14
3월 1주 좋은시 회향 / 박노해 3월 1주 좋은시 회향 / 박노해 3월 1주 좋은시 회향 / 박노해 부처가 위대한 건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 아니다 고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다 부처가 부처인 것은 회향(廻向)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을 크게 되돌려 세상을 바꿔냈기 때문이다 자기 시대 자기 나라 먹고 사.. 그룹명/영상시 2019.03.04
그녀의 바다 시/이룻:이정님 그녀의 바다 시/이룻:이정님 그녀의 가슴에 바다 하나 흘러갑니다 颱風의 눈을 품은 거친 바다 하나 흘러갑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 그대로 함께 흘러갑니다 잔잔하게 흐르던 눈부신 물살만 기억하며 따라갑니다 눈빛 하나 느낌 하나 추억 하나 이제는 그녀와는 無緣한 듯 눈물인지.. 그룹명/영상시 2019.03.01
2월 4주 좋은시 2월 4주 좋은시 아버지의 등을 밀며/ 손택수 2월 4주 좋은시 아버지의 등을 밀며/ 손택수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 살이.. 그룹명/영상시 2019.02.25
그녀와 함께 춤을 그녀와 함께 춤을 그녀와 함께 춤을 시/이룻:이정님 그녀와 함께 춤을 추자 인어 같은 그녀의 벗은 발이 사각사각 하얗게 빛나는 해변의 모래 위에서 그녀와 스치고 간 자국 따라 새들이 콕콕 사랑을 심어 놓고 수밀도처럼 달콤함이 볼에 스치는 해변에서 녹을 듯 춤을 추자 태양보다도 뜨.. 그룹명/영상시 2019.01.29
-파랑島- 시/이정님 -파랑島- 離於島 파랑島 시/이정님 바람 마주하며 힘들어도 머리 숙여 낮추고 견디며 산다는 법을 알았지 거품을 품은 파도가 분노로 솟구치면 "나 여기" 파랑 머리 쏘옥 내밀어 잠깐 긴 외로움을 토해내고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지 먼 훗날 언젠가 당신의 빛 부심에 눈이 멀어도 수중의 .. 그룹명/영상시 2019.01.08
1월2주 좋은시 너무 이쁜 여자 / 장이엽 1월2주 좋은시 너무 이쁜 여자 / 장이엽 1월2주 좋은시 너무 이쁜 여자 / 장이엽 야야, 이 꽃 좀 봐라! 참 곱기도 허다 나, 이 꽃 앞에서 사진 하나 박아 도라 팔순 노모는 꽃 앞에만 서면 아직도 여자다 좋은 그릇 찬장에 넣고 싶고 예쁜 옷 입고 싶고 윤기 나는 항아리 장독대에 올리고 싶은 .. 그룹명/영상시 2019.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