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주 좋은시
당신의 책 고 영 책을 사랑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의 유일한 취미 당신이 외로운 건 책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책이 웃게 할 방법을 찾아 당신은 매일 골몰합니다 매일매일 책을 방문합니다 스스로 보호자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 시절이 늙어버렸습니다 책과 함께 늙어버렸습니다 간혹 당신은 책의 내용보다 더 명확해져서 긴 각주를 달곤 했습니다 그것은 생애를 예감한 현자의 탄식처럼 오래 기억될 것이지만 외로움도 늙는다는 걸 당신이 터득하게 된 이후에 대해 책이 각진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둥근 책이 은혜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당신 생애의 내용보다 명확했으니, 이제 또 다른 세계에서 늙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벌써 6월입니다. 더워지는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계간 《시와 사상》 2019년 봄호 ---------- 고영 / 1966년 경기도 안양 출생, 부산에서 성장. 2003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딸꾹질의 사이학』. 현재 《시인동네》발행인 겸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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