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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바람이래.

妙有 李應鎬 2010. 7. 8. 10:08

자식은 바람이래.
        자식은 바람이래. 자식은 바람이래. 내 몸 빌어 이 세상에 나온 한 줄기 꽃바람이래. 자식이라는 귀한 알맹이 하나 이 세상에 내 보낸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그만 껍데기가 되고 만 거야. 빈 소라 껍데기지. 귀에 대면 늘 한 줄기 바람 소리가 들려. 바람 한 줄기 이 세상에 내보내고 나는 바람의 어머니가 된 거야.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바람의 어머니고 세상의 모든 자식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돌지. 때로는 부드러운 솔바람이 되고 때로는 매서운 꽃샘바람이 되고 때로는 애틋한 눈물바람이 되어 늘 가슴에서 가슴으로 불어대고 있지. 아침이 오면 내 어깨를 툭 건드리며 아침 인사 건네고는 저만큼 달아나고 한낮에는 산들바람으로 내 머리카락 흩날리고 해 저물면 저녁바람 되어 고물고물 내 안으로 스며들어. 자식은 바람이래. 단잠 속 아스레한 꿈길에서조차 내 마음의 문 밖을 서성이는 애잔한 바람 한 줄기…. *글:노은의 [이병 엄마의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