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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주 좋은시 한보경 덤

妙有 李應鎬 2019. 5. 13. 09:15
5월 2주 좋은시 한보경 덤

5월 2주 좋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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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보경

 

 

꽃 한 송이가

덤이라며 제 몸을 내준다 거짓말처럼,

꽃은 덤이 되지 못하고

꽃 한 송이가 덤이 되어주려면 그것이

덤이 된다

어쩌다 덤이 되어버린 그것의 한때가

덤이 아닌 주인공이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덤이 아닌 그것들을 덤으로 만들어버린다

순식간이다

가끔은 아주 은근하고 응큼하게

서서히 목을 조르듯,

꽃의 애틋한 눈빛을 믿지 말라는

오래전의 유언 같은 것을 들은 바 없는

그것의 비극이다

덤은 가장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금기

아득한 절망이다

불필요한 잉여다

세상의 모든 선의를 엄청나게 버겁고

역겨운 악의로 바꾸어버린다

자고 나면

무턱대고 좌우가 바뀌는 세상

너무 흔하고 흔한

덤 아닌, 덤들


*즐겁고 보람찬 한주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