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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이채

妙有 李應鎬 2017. 11. 13. 10:23

11월 2주 좋은시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청춘의 푸른 잎도 지고 나면 낙엽이라


애당초 만물엔 정함이 없다 해도


사람이 사람인 까닭에


, 이렇게 늙어감이 쓸쓸하노라


 


어느 하루도 소용없는 날 없었건만


이제 와 여기 앉았거늘


바람은 웬 말이 그리도 많으냐


천 년을 불고가도 지칠 줄을 모르네


 


보란 듯이 이룬 것은 없어도


열심히 산다고 살았다


가시밭길은 살펴가며


어두운 길은 밝혀가며


때로는 갈림길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잠 없는 밤이 많아


하고많은 세상일도 웃고 나면 그만이라


 


착하게 살고 싶었다


늙지 않는 산처럼


늙지 않는 물처럼


늙지 않는 별처럼


, 나 이렇게 늙어갈 줄 몰랐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