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 이룻/ 이정님

가을 축제  이룻/ 이정님   가을이 떠나며 속삭이듯 묻는다 잔치는 다 끝났나요  욍욍대며 벌 떼들도 몰려야 합창으로 묻는다 잔치는 다 끝났나요 저런, 가슴이 까맣게 타버렸군요  이젠 타버린 가을과 함께 겨울맞이 준비를 하셔야지요 그녀는 낙엽 지는 빈 공원을 거닐며 어릴 적 아들의 보송한 단내를 젖무덤에 품는다 빈 하늘에 하얗게 웃는 모습이 보인다 사슴처럼 순하고 고고한 내 아들이 그 다리를 접고 주저앉는다 이 가을의 축제는 아랑곳없이..... 하늘이 너무 맑아 슬픈 오후 곱게 차려 입은 가을이 훌훌 그 화려한 옷을 벗어 던지고 떠난다 아픔도 살아있는 동안의 일 잘 가거라 가을이여 누구도 알 수 없는 이 가을 축제의 슬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