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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짐승이 법문을 익혀 듣고 문득 업장의 몸을 벗어 버리다

妙有 李應鎬 2010. 6. 24. 17:39
날짐승이 법문을 익혀 듣고 문득 업장의 몸을 벗어 버리다

    날짐승이 법문을 익혀 듣고 문득 업장의 몸을 벗어 버리다. 동진때 법지라는 스님이 있었는데 여항산에 들어가 토굴을 짓고 법화경을 읽어 외우는 것을 일과로 삼아 조금도 게으름이 없었다. 그때 그 토굴 옆에 꿩 한 마리가 집을 틀고 있으면서 법지스님의 경전 읽는 소리가 있으면 곁으로 날아와 법문을 들어온 것이 그럭 저럭 칠 년이라는 긴 세월을 채우게 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 꿩이 법문 소리를 듣고 날아왔는데 법지 스님이 살펴보니 전과 달리 그 모양이 배우 수척하여져 있었다. 법지 대사가 가엾게 여기고 날개를 쓰다듬으며 말하기를, 네가 비록 날짐승이나 법화경 법문을 잘 들었으니 만일 축생의 몸을 벗어 버린다면 반드시 인간 세상에 환생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법화경을 읽어 마쳤으나 웬일인지 꿩은 돌아가지 않고 뜰 아래로 왔다갔다하며 돌아 다니고 있었다. 이에 법지 스님은 더욱 측은한 마음이 들어 거것이 혹 먹을 것을 찾는 것은 아닌가하여 콩낱 같은 것을 던져 주었으나 잘 먹지 않더니 그 이튿날 새벽에 그만 죽어 버렸다. 대사가 그 몸을 염습하여 깨끗한 곳에 묻어 주었는데 그날 저녁 꿈에 웬 청의 동자가 나타나 공손히 절하며 가로되, 저는 오늘 아침에 죽은 꿩입니다. 스님의 법문소리를 많이 들은 공덕으로 이 산하동 왕씨의 집에 남자로 태어날 터이온데 바른쪽 겨드랑 이에 조그마한 꿩 털이 붙어 있을 터이니 그걸 보시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꿈에서 깨어난 대사가 생각턴데 내가 꿩이 죽기전 에 예언한 바도 있었고 또 꿈이 이상하기도 하니 한 번 징험하여 보리라 하고 왕씨 집 형편을 비밀히 알아 보았다. 그랬더니 과연 열 달 후에 남자 아이가 태어났다 하기에, 대사가 생각하기를 이 아이가 걸음을 걷고 말을 배울 시기가 되거든 한 번 찾아 보리라 다짐하였다. 그후 세월이 흘러 삼년이 되는 어느 날 마침 왕씨 집에서 재를 베풀고는 대사에게 공양할 것을 청하는 지라 대사는 좋은 기회를 만났다 생각하고 흔연히 내려가 그 부모를 만나보고 막 인사를 하는 판인데 그 어린 것이 달려들며 우리 스님이 왔다 하고 무한히 반기는 것이었다. 대사 또한 그 아이를 사랑하여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로되 이 아이는 분명 꿩 아이라 하며 아이의 옷깃을 풀어 바른편 겨드랑이 밑을 살펴보니 과연 조그마한 꿩 털 세 개가 박혀 있었다. 삼년 전 대사의 꿈과 일치함에 크게 감탄하는데 왕씨 내외가 이상히 여겨 묻기에 대사가 지나온 일을 낱낱이 설명하여 주고 다시 하는 말이 이 아이는 불문에 인연이 깊은 아이니 일곱 살이 되거든 나의 상좌가 되게 하시오 하니 그 부모도 고개를 끄덕이며 흔연히 승낙하였다. 칠세가 되는 어느 날 출가한 아이는 머리를 깎고 오계를 받을 때 겨드랑이에 꿩털이 있다 해서 이름을 담익이라 하였는데, 그에게 법화경을 보여 주니 한 자도 서슴지 않고 무른 땅 벗기듯 술술 읽어 나갔다. 그는 대승경전을 섭렵하여 대법사가 된 연후에 동쪽 회계 땅에 놀다가 진망산에 들어 결초위암하고 법화경을 전문적으로 외워 열두 해를 채웠다. 그러던 중 하루는 날도 저물었는데 천하 절색의 여자 한 명이 담익의 토굴로 들어서는 것이었다. 몸에는 채의를 걸치고 손에는 대보금이를 들었는데 그 보금이 속에는 흰빛 돼지 새끼 한 마리와 큰 마늘 두 뿌리가 들어 있었다. 그 여자는 스님 앞에서 울며, 자기는 이 산 밑 아무개 집의 딸로서 산중에 들어와 고사리를 뜯다가 그만 모진 범을 만나 도망쳐 왔는데, 날은 벌써 저물어 산길은 희미하고 수목은 컴컴하며 무서운 짐승은 오락가락 할 것이니 집을 찾아간다 해도 살아날 방도 가 없으므로 미안한 말씀이오나 하룻밤 자고 갈 수 있게 하여 달라 하는 것이었다. 담익 대사가 생각컨대 깊은 산중 무인지경에 젊은 남녀가 한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매우 혐의스럽다 하여 허락하지 않았더니 여자는 슬피 울며 허락 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담익대사는 풀자리를 따로 한 곳에 정 하여 주고 다시 법복을 정제한 후 법화경을 읽어나갔다. 밤이 이슥하여졌는데 여자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하며 스님이 보아 주기를 청했다. 대사가 약을 던져 주었으나 여자는 먹지 않고 아프다 고 소리소리 지르며 만일 스님이 나의 가슴을 만져 주신다면 곧 편안해질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금방 죽을 것 같습니다 하며 가로되 일찍이 불법은 자비 방편으로 근본을 삼는다 하였사오니 스님은 어찌 앉아 보시기만 하면서 한 번 손을 다하여 구제치 않습니까 하였다. 이에 대사가 가로되 나는 계행을 지니는 스님으로서 여자의 몸을 만지는 것은 크게 당치 않는 일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자는 들은 척도 않고 그저 만져만 달라고 하는 까닭에 대사는 어쩔 수 없이 수건을 주장자끝에 매어 멀리 앉아 여자의 배를 문질려 주니 조금 있다 가 여자가 하는 말이 병은 벌써 가라앉았으니 감사 합니다 하고 잠이 들었다. 날이 밝아 여자가 일어나 뜰 아래로 내려서는데, 채복은 변하여 상서로운 구름이 되고 돼지는 변해서 흰 코끼리가 되었으며 마늘은 변해서 한쌍 연화가 되었다. 그 여자가 발로 연화를 디디며 코끼리위에 올라 구름을 타고 날아가며 하는 말이, 나는 보현보살이더니 네가 오래지 않아 보살도를 얻게 됨에 특별히 와서 한 번 시험하였노라. 네 마음은 물 가운데 달과 같아서 더럽혀 줄 도리가 없구나 하였다. 말을 마치고 표연히 날아가니 그때 공중에서 꽃비가 내리고 땅이 다 진동하는지라. 그날 회계 태수 맹공개가 새벽에 일어나 대청을 거닐 때 문득 남쪽 하늘에서 오색 구름이 일어나며 그 속으로 서기 광명이 비쳐 관청 뜰까지 환하여지고 그 상서로운 구름 밑으로는 금석사 죽지성이 은은히 들리는 것을 목격하고, 너무도 이상하게 여겨져 그 즉시 사방으로 탐문하고 나서는 담익대사가 보현보살을 만나 본 결과임을 알고, 대사의 행장을 갖춰 그 연유로 조정에 알려 임금의 명을 받아 그곳에 절을 지었으며, 임금께서 법화사라 이름을 지어 주시니, 그때는 동진 안제 의희 십삼년 봄이었다. - 법화경 영험록 -
    여기는 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