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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주 좋은시 불쑥 홍준표

妙有 李應鎬 2019. 12. 16. 10:27
12월 4주 좋은시 불쑥 홍준표

12월 4주 좋은시


불쑥

 


홍준표

 

 

 

좌판 위에서 애기쑥 불쑥 데려왔다

 

쑥물 든 손, 직접 캐온 거라 해서

돈하고 바꿨다가

아내에게 핀잔맞았다

 

당신 봄 타는 마음은 너무 잘 알겠는데

개똥에 컸는지, 도로변 타이어 가루받이했는지

과수밭 농약 홈빡 덮어쓰고 왔는지

출신성분 모르는 놈 데려왔다고

 

엄마, 엄마 하는 고것 그만큼 뜯으려면

품값 안 나올 거고

오죽하면 지난봄

벼르던 지심도 동백 관광 가서

해풍에 반반한 쑥한테 더 홀딱 반했겠냐?

 

세세한 가정살림, 나 잘은 모르지만

수더분한 촌할매 말 곧이곧대로 믿겨졌는데

쑥이든 경제든 쑥쑥 자랐다고

아내는 다 좋은 게 아니라 하네

 

핀잔맞은 김에

심심산골 어디쯤 가서 방금 깬 어린 쑥

대책 없이 데려와 볼까

 

 

            ⸺시집 허술한 반성(20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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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 1954년 대구 출생. 2015년 계간《문장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커튼 콜』 『구조적 못질』 『허술한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