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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주 좋은시 마네킹, 고독을 입다 구석본

妙有 李應鎬 2018. 11. 26. 11:06

11월 5주 좋은시 마네킹, 고독을 입다 구석본

11월 5주 좋은시



마네킹, 고독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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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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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去頭截尾)된 마네킹, 머리 없는 사람이다.

입 이전의 입으로 그가 말한다.

웃음 이전의 웃음의 표정을 짓는다. 지금 나는,

치명적인 환상의 정면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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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이전의 웃음소리가

조명등 불빛으로 현란한 몸짓으로 퍼져나가면

대리석 바닥에 엎드려 있던 사람들의 고독이 입 없는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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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단호하게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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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라. 석고로 굳은 눈물은 슬픔의 폐기물일 뿐, 추억이 말라버린 그리움은 박제된 영혼일 뿐, 단칼에 잘라라. 이전의 생각을 생각으로 자르지 말라. 빛 같은 바람, 어둠 같은 빛으로 자를지니 그리고 그 자리에 고이는 허공을 머리처럼 둥글게 말아 올리면 조립된 석고의 추억과 슬픔이 일으켜 세우는 매혹적인 외로움, 너의 골격이 되어 비로소 꽃을 수놓은 의상을 입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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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머리를 버렸다.

그날 이후 거두절미된 나는,

밤마다 꽃으로 수놓은 고독을 입었다.

조명이 꺼진 쇼윈도 같은 내 안의 방에서.


초겨울이 시작되는 한주입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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