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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의 밤 - 프롬나드 데장글레 - 테러가 일어난...

妙有 李應鎬 2020. 2. 1. 08:21
니스의 밤 - 프롬나드 데장글레 - 테러가 일어난...



니스의 밤 - 프롬나드 데장글레 - 테러가 일어난...



모나코를 출발, 망통(Menton)으로 갔다. 망통, 아니면 망똥, 멍통, 멍똥... 우리 말 발음으로는 어느 하나 아름다운 이름이 없다. 그 중 그나마 화투 판의 망통이 괜찮은 표기 같다. 망통은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는 도시이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프랑스 영토중 동쪽 끝이다. 망통에 온 이유는 내가 샀던 프랑스 여행 책자에서 본 너무 멋있어서였다. 그래서 망통에서 밤늦게까지 있을 예정이었는데 하루 이틀 전부터 동행인 분들이 힘에 좀 부치나보다. 이제부터 우리 5시 반 쯤 퇴근하면 안 돼요?'라고 한다.거기에 아내까지 슬쩍 가세한다. 내 딴에는 그래도 패키지여행의 4-5-6이나 (4-5-6 : 네시 기상, 5시 식사, 6시 출발) 5-6-7보다는 훨씬 피로도가 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3주가 넘는 장기간이 되다 보니까 역시 체력에 조금은 무리가 따르나보다.

아침 9시 출발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하리라 생각했는데 모든 계획을 나의 체력 기준으로 짠 것이 좀 무리가 된 모양이다. 그런데 계획은 이미 해 놓은 것...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 부지런히 보아도 아쉬운 것들이 많이 남아, 될 수 있는 대로 계획된 것들만이라도 훑어보고 가고 싶은 내 생각을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는 때가 된 모양이다. 그래서 이때 쯤 부터는 아침 출발이 거의 자연스럽게 30분 쯤 늦추어졌다 어쨌든 망통의 야경은 보지 못했다. 사실 해가 긴 계절은 유럽의 야경을 보기 어렵다. 어지간히 늦은 시간도 어두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도 망통의 야경을 보려고 했던 나도 잘못이고... 망통은 바닷가 구경만 약간 하고 돌아섰다. 자갈로된 해수욕장...







저 마을이 끝나는 곳을 지나면 이탈리아일 것...











































시인, 영화감독, 소설가, 화가로 활동한 다재다능의 대명사 같은 장콕토 뮤지엄이 있지만 이미 마감 시간은 지났고 레몬축제로 유명하다는데 그것도 2월이라 상관이 없다.모두 숙소로 빨리 갔으면 하는 눈치라서 니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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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로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일단 구시가지 쪽에서 차로 적당한 식당을 찾는데 6면체 통을 뒤집어쓴 대형 머리 조각이 눈길을 끈다.찾아보니 사샤 소스노(Sacha Sosno)라는 조각가의 사각형 머리(La T?te Carr?)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뱅글뱅글 돌다가 지하 주차장에 겨우 차를 세웠다.지나가다 보니 겉으로 보기에 그럴 듯한 스시집이 있다.이날,  이번 여행 중 최악의 식당에서 식사를 한 셈이다.엄청나게 기다리고, 맛없고. 싸지도 않고...생각도 하기 싫은 저녁 식사였다.호텔로 들어 왔다.나와 아내는 니스의 밤을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의기투합.프롬나드 데 장글레(영국인 산책로)를 엊저녁에 이어 다시 산책하기로 했다.

니스에서 가장 유명한 산책로인 영국인 산책로에는 멋진 야경을 선사하는 호텔들이 여럿 있었다.영국인 거리는 따뜻한 겨울을 동경했던 영국인 부자들이 피한지로 니스를 선택하면서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빅토리아여왕도 여러해 겨울을 여기서 났다고 한다.어제 저녁(6/5)은 철인삼종경기를 하느라 어두운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결승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응원 나온 가족들이 마지막 힘을 내라고 응원하고 있었다.



오늘(6/6)은 일상의 해안 도로이지만 산책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그런데 꼭 40일이 7월 14일 프랑스혁명 기념일 밤에전대미문의 니스 트럭테러가 바로 우리 부부가 거닐었던 그 길에서 일어났다.하룻 밤도 아니고 이틀 밤이나 거닐었던 그 길에서...그것도 트럭이 출발한 곳이 우리 호텔이 있는 바로 앞, 랑발 아동병원(H?pital Lenval)안길에서 출발했다는 것 우리 차는 이 병원 지하 주차장에 이틀 밤을 주차했었는데...



테러 트럭은 축제의 현장을 약 2Km나 달려서호텔 팔레 드 라 메디테라네 (지중해의 궁전) 부근에서 범인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살됨으로써 막을 내렸지만 70여명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를 낸 대형참사였다.우리 부부가 거닐었던 이틀 밤 중에 테러가 일어났더라면?여행 도중 여러 번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어려움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어제 걸었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한다.영국인 산책로 - 프롬나드 데장글레.바로 40일 후에 테러가 일어날 그 길이다.지중해는 이제 오늘 밤, 내일 아침으로 마지막이다.밤 아홉 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그리 어둡지 않다.











































여기서 보는 저 모퉁이의 언덕이 해운대의 달맞이고개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원에서 한창 가수의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우리 앞에 재미 있는 광경이 벌어진다.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리어 구경하러 온 꼬마가 있는데 가수의 복장을 그대로 코스프레(나는 영어 Costume Play를 일본인들이 줄여서 만든용어인 이 말을 사실은 무지무지 싫어한다.)하고 있다.그런데 나이가 어려 입장이 안되나보다.실망이 대단하다.떼를 쓰는데도 검표원은 꿈쩍도 안한다.그랬더니 보란 듯이 가수의 춤 흉내를 내는데 아주 잘 춘다그래도 입장이 안된다.할머니가 겨우 달래서 발길을 돌린다.좀 봐주지' 하는 게 손자를 키우는 내 마음이다.











아내는 다리도 아프기도 하고 니스의, 아니 지중해의 마지막 밤인데 그냥 호텔로 돌아갈 수 없단다.카페는 밤이 되어밖에다가전좌석을 극장 좌석처럼 바다를 향해 한 방향으로 보도록 해 놓았다.모든 좌석은 젊은 쌍쌍이 앉아서 밀어를 나누고 있다.아내가 우리도 저기 앉았다가 가잔다.마침 제일 앞자리가 난다.젊은 서양 아이들 틈의 늙은 동양인 부부...거기서 옛날 이야기를 하며 몇십 분을 앉아 있었다.우리가 젊을 때, 비행기 한 번 타는 것도 자랑거리였던 젊은 날에 여기 지중해의 칸느 구경을 하고 마르세이유도 가보고, 니스의 바닷가를 거닐고 니스의 밤의 프롬나드 데 장글레를 앞에 두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꿈이라도 꾸어 봤던가?아내는 행복하단다.

나도 그렇다.니스에서의 마지막 해프닝...오늘도 너무 걸었다. 시간도 벌써 11시가 훌쩍 넘었다.아내는 다리가 아프니 택시라도 타고 호텔로 돌아가잔다.그런데 택시를 잡을 수가 없다.마침 인력거가 있다. 호텔 위치를 이야기하니 15유로를 내라고 한다.젊은 친구가 영어도 곧잘 하고 싹싹하기도 하다.학생인데 아르바이트를 한단다.인력거를 타고나니 아내의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어준다.아내는 초상권이 침해되는 걸 싫어한다.나도 내 얼굴 드러내놓는 것을 꺼리지만 어차피 생트로페에서 얼굴을 드러내 놓은 터...



그런데 호텔 앞에 오니 갑자기 30유로를 내란다.그러니까 한 사람에 15유로란다.'언제 한사람이라고 했어? 규정이 그렇단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그러면 탈 때 그런 규정이 있다고 이야기해야지.' 젊은 친구가 친절하고 학생이라고 해서 좋게 봐줄려고 했더니 안 되겠다 싶어서인력거 번호하고 허가번호 내놓으라고 했다 누굴 바지저고리로 아나... 내일 관광국에다가 신고하겠노라고 이야기했더니 좀 수그러진다. 인력거를 탈 때 2Km 쯤 된다고 했는데 좀 더 되는 것 같단다.

그 말은 맞긴 맞다.그래서 5유로를 더 주면서 사진 찍어준 값을 더 주는 거라고 하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호텔로 들어갔다. '어어, 안되는데요,' 하는 말을 귓전으로 흘리면서...프랑스의 관광지에서 처음 보는 바가지의 방법이다.이제 지중해는 끝, 지난 3주 동안 남으로 남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동으로 틀어서 프랑스 남부의 동쪽 끝까지 갔다가 왔는데 내일부터는 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6월 11일엔 베르사이유로, 그리고 6월 13일, 1주일 후엔 파리 입성이다.여행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