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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

妙有 李應鎬 2019. 12. 11. 06:31
▶ 한 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

 

 

♣ 한 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


몸이 두개여도 모자랄 2019년을 보내며 아쉬운 마음에 세찬 바람이 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봄, 새 생명이 움트는 양지에서 난 환희를 느꼈고 수줍은 개나리 노랗게 핀 언덕에서 기쁨에 아이처럼 좋아했었고. 핏빛 같은 영산홍 피어 내 마음은 온전히 영산홍의 황홀감에 빠져 온종일 혼이 다 빠저 버린 아이 마냥 보내고... 싱그런 5월에 천지를 뒤 흔드는 장미의 계절에 새로운 사랑에 빠져 허우적 대며 온 하루를 보냈다. 장미가시의 날까로움과 향기에 취해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시간은 흐르고 능소화의 화려한 매력과 실명의 유혹을 느끼는 날 울타리 가득 커다란 꽃송이 바라보며 밤새 뒤척이기도 했던 나날들... 그토록 뜨거운 태양도 나의 님을 향한 마음에 아무 거리낌 없이 흘러 마주한 붉은 단풍과 노랗게 물든 단풍들과의 만남으로 한차례 내 마음도 홀연히 낙엽 되어 떠나려 한다. 낙엽 따라 쓸려간 마음에 차가운 바람은 시린 내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하고 채워지지 않는 허허로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차가운 바람에 오늘도 갈 곳 없는 마음이 저 먼 곳에 홀로 머물고 있다. - 글 이헌조미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