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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가을이 이룻/ 이정님

妙有 李應鎬 2017. 9. 27. 17:23




가을이 주는 교훙같은 풍경들

 





내게도 가을이 



이룻/ 이정님

 



가을 오는 소리를 듣는다

가을이 화려한 단장을 하고 찾아 오던 날

난 멍청히 병원에 앉아 있었지 

늘 한 박자씩 느리게 다가오는

내 불행한 운명을 마주하며

그 사람 곁에서 

네가 오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었다

 

여름은 시들고

짙은 푸르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어김없이 너는 찾아 주었는데

그해 가을

아팠던 기억은 그대로 남아서

가을에 묻어온다


오늘도

누군가 찾아 올 것 같은 생각에

빈 하루를 기다리며

잠 못 이루더니

알록달록 새 옷으로 단장하고

네가 찾아 주었구나


가을아! 고맙다

좀 오래오래 머물러 주렴

네 화려한 몸짓 아래에서

나도 더불어 행복해져

내 운명 그 사람 지키며

느릿느릿 이 가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