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수지 ♣
모난 돌멩이라고
모난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검은 돌멩이라고
검은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권정우' 시인의 시'저수지'의
한 부분입니다.
저수지에 모난돌을 던 저도
파문은 동그랗게 일어납니다.
어떤 색깔의 돌을 던 저도
투명한 파문이 일어날 뿐입니다.
그렇게 잔잔한..
저수지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수지가
동그랗게 동그랗게 웃기만 한다고
자꾸자꾸 모난돌을 던 저도 될까요?
그 깊은 바닥엔, 이제까지
누군가가 던진 돌들이 쌓여있겠지요?
이 시는..
"하늘이 들어와도 넘치지 않는다
바닥이 깊고도
높다"로 끝납니다.
하늘이 높고
저수지 바닥이 깊은.. 완연한 가을입니다.
가을 하면 생각나는 곡,
여러분들도 너무나 잘 아시는
'비발디' 사계 중 '가을'을 올립니다.
'비발디'는 사제로서
세상사는 일을 보고 느낀 대로 작곡했습니다.
묘사 음악이라고 일컫는 '사계'
가을의 모습을 감상하시겠습니다.
호숫가에서
깊은 하늘을..
내 모습도 비쳐보고픈 가을입니다.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초 립-
저수지 | 권정우
자기 안에 발 담그는 것들을
물에 젖게 하는 법이 없다
모난 돌멩이라고
모난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검은 돌멩이라고
검은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산이고 구름이고
물가에 늘어선 나무며 나는 새까지
겹쳐서 들어가도
어느 것 하나 상처입지 않는다
바람은
쉴 새 없이 넘어가는
수면 위의 줄글을 다 읽기는 하는 건지
하늘이 들어와도 넘치지 않는다
바닥이 깊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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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초 립 -